분류 전체보기60 잊혀진 시간을 모두 되찾아주는 곳 미국 워싱턴D.C. 뉴지엄 1997년 미국 워싱턴D.C.의 서쪽, 버지니아 알링턴에 세워져 5년 동안 225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했던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이 2002년 많은 이들의 아쉬움 속에 폐관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08년 11월 비영리 언론단체 ‘프리덤포럼’이 워싱턴D.C. 한복판,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양편에 둔 위치에 다시 문을 열었다. 뉴지엄은 뉴스(News)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다. 워싱턴D.C의 이 새로운 뉴지엄은 이후 뉴스를 전하는 대중매체의 역사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언론박물관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박물관 건물 입구 흰 대리석 벽에는 언론과 종교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전문이 크게 새겨져 있다. 그 의미가 어찌 미국인들에게만 통하는.. 2023. 3. 30. 이야기를 통해 확고해지는 신념 미국 LA 스커볼문화센터 ‘노아의 방주’ LA에서 가장 역동적이자 감동적인 유대인 문화공간이라 할 스커볼문화센터는 타인종에게 유대인 알리기를 운영 목표로 탄생한 곳이다. 랍비인 잭 H. 스커볼(1896~1985)의 이름을 딴 스커볼문화센터가 5년간의 준비 끝에 선보인 문화체험 놀이터 ‘노아의 방주’는 문을 열자마자 경이로움 그 자체로 LA 최고의 ‘must go’ 명소로 급부상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노아는 하느님의 명령으로 배를 만들어 가족과 짐승과 새를 싣고 큰 홍수에도 살아남게 된다. 이 배와 사람과 짐승과 새들이 함께 있는 현장이 재현된 것이다. 아이디어 넘치는 동물인형, 20m 길이의 방주, 함께 놀 수 있는 3만 개의 나무동물 등으로 이곳은 종교나 인종을 넘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꼭 가볼 만한 .. 2023. 3. 28. 마음이 통하는 교육콘텐츠의 탄생 '대구교육박물관' 2018년 6월, 1981년에 개교해서 학령인구 감소로 36년 만에 통폐합으로 폐교 건물이 된 대동초등학교 자리에 대구교육박물관이 들어섰다. 대구교육청 산하기관으로 7개의 전시실, 5개의 체험공간을 가진 ‘디지로그 박물관’이자 나아가 ‘마인즈 온(Minds-on) 박물관’이라 부를 만한 곳이다. 이 박물관이 처음 탄생을 예고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 결과를 매우 추상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전한밭교육박물관, 제주교육박물관에 이은 ‘20년 만의 교육박물관’, ‘영남권 최초의 교육박물관’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박물관을 세우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관 전 2년 동안 대구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개인 기증유물을 모았다. ‘역사를 전하는 보람 있는 나눔’.. 2023. 3. 27. 누구에게나 큰 위안이 되는 온라인 박물관 '그림책박물관' 그림책은 우리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책이자 0세부터 100세까지 세상의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를 위한 책이다. 그림책은 어린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문학이자 연극적 경험이다. 세상모르게 천진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고, 쉽게 상처받는 모든 마음들을 위한 책이다. 이런 그림책을 위한 ‘그림책박물관’을 만난다. 지니를 불러내 소원을 이루는 알라딘처럼, 토끼굴로 들어가 마법의 세상을 만나는 앨리스처럼 클릭만으로 엄청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뮤지엄, 이름도 그냥 ‘그림책박물관’이다. 세상의 그림책을 모두 가진 듯한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 지금 한국은 세계의 그림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독자에게는 풍부한 그림책 정보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위대한 작품의 역사를 잇게 하고.. 2023. 3. 25.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님을 깨치는 공간, 서울 쉼박물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쉼표인지 마침표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죽어서 가는 세상이 있다 하니 피안의 언덕을 바라보며 쉬다 가는 것이 맞을 거란 생각과, 기척 없이 계신 걸로 보아 그야말로 촛불 꺼지듯 가버렸다는 생각에 마침표와 같을 거란 생각으로 혼란스러웠다. ‘아름다운 마침’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이 있다. 2007년 10월, 개관기념전 ‘상상 너머’를 열면서 탄생한 서울 홍지동의 쉼 박물관이다. 죽음은 꽃상여 타고 기쁘게 쉬러 가는 것이라는 옛사람들의 철학을 그 이름에 담아 ‘죽음’을 문화로 보여주는 장례박물관이다. 이곳에서 전통 상여(喪輿)와 혼백을 운반했던 요여(腰輿), 상여를 장식한 각종 꼭두와 용수판 등을 통해 조상들의 죽음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006년에 남편을.. 2023. 3. 24. 사람은 세상에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 미국 구술프로젝트 '스토리코어' ‘움직이는 박물관’이라고 해야 할지, ‘오럴 뮤지엄(Oral Museum)’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도 망설여지는 곳. ‘이야기 군단(軍團)’쯤으로 번역될 ‘스토리코어(StoryCorps)’라는 독특한 이름은 ‘구술기록’을 모은 것으로 박물관을 기능을 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역사가 모여 있는 곳’이라 하면 좀 더 적당한 표현일 수 있을까. 이러한 구술기록 프로젝트를 창안한 사람은 전직 라디오 프로듀서인 데이브 아이세이(Dave Isay)다. ‘어떤 사람이든 저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역사’와 ‘이야기’의 어원은 모두 라틴어 ‘히스토리아’로 모인다. ‘역사=이야기’라는 의미다. 역사에 그냥 지나간 시기가 없듯이, 인생에도 그냥 지나친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2023. 3. 23. 여러 나라로 여행 체험, 일본 다자이후 규슈국립박물관 '아짓파' 후쿠오카현 다자이후에 자리한 규슈국립박물관은 일본의 네 번째 국립박물관으로 2005년 10월 ‘일본문화는 아시아와 어떠한 관계를 맺으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 왔는가’를 테마로 개관했다. 메이지시대 이후 100년 만에 지어져 화제를 모은 일본 최대 규모의 국립박물관으로 ‘바다의 길, 아시아의 길(海の道, アジアの路)’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옛날부터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번성했던 이 지역에 잘 어울린다. 후쿠오카 인근의 유명 관광지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満宮)에서 무빙워크로 층층이 연결되어 접근성이 좋다. 에메랄드빛 외관이 돋보이는 박물관을 들어서면 1층에 아시아 문화의 체험형 전시공간 ‘아짓파’(あじっぱ)가 자리하고 있다. 오감(五感)으로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얼핏 .. 2023. 3. 22. 삶의 방식에 한없이 솔직한 박물관,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이민박물관 역사의 혼탁한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 하나로 나는 ‘이민’을 들고 싶다.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원하면 갈 수 있는 땅이 있고, 원했지만 갈 수 없는 곳이 있고, 싫어도 쫓기듯 가야만 했던 곳이 있다. 망향가만 부르면서 돌아오지 못한 땅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울컥한 순정으로 바라보지도 않고, 시절의 바람기로도 가늠할 수 없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역사의 현장이 되어버린 곳. 이제는 사회통합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논쟁들이 '이민박물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1770년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땅)’라는 개념으로 시작된 호주의 이민제도에는 ‘백호주의(白濠主義, White Australianism)’라는 선입견이 자리한다. 하지만 이 백호주의는.. 2023. 3. 21. 진리는 역사인가 예술인가, 강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치악산을 바라보며 달리다 꺾어져 좁은 산길로 접어들어 올라서면 닿는 곳, 해발 600m 높이의 아늑한 터에 명주사가 있다. 저 멀리 감악산을 마주하고 뒤로 치악산 매봉을 두른 절집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벌써 마음자리가 편안하다. 1998년 창건이니 불과 20년 남짓, 그래서일까? 대웅전과 경내 석탑, 그리고 불상들이 서로 친구같이 잘 어우러진 이 절집은 전통의 굴레를 훌훌 털어버린 듯 너와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다. 게다가 동서양 고판화 수천 점을 소장한 우리나라 유일의 고판화박물관이 여기에 있다.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친숙한 분위기의 로고는 유명 판화가 이철수의 솜씨이다. 불교미술을 전공한 것도 모자라 최근 한양대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명주사 주지이자 고판화.. 2023. 3. 20. 낮은 목소리의 마지막 역사교실 '나눔의 집' 일본군'위안부'역사관 일본군‘위안부’. UN 등에서는 그 본질을 잘 드러내주는 ‘성노예’(sexual slave) 또는 ‘성폭력 피해자’라는 표현으로 쓰인다. 1998년 8월 개관한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 부설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은 세계 첫 일본군‘위안부’ 박물관이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이 처음 서울에 들어선 것은 1992년이었다. 3년 뒤 ‘나눔의 집’은 경기도 광주로 옮겨졌다. 바로 이곳에 ㈜대동주택의 기증으로 1998년 8월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이 처음 세워졌다. 2017년에는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을 둔 제2역사관을 개관했다. 할머니생활관, 교육관을 비롯해 모두 10개의 전시장과 다양한 추모공간으로 조성된 이곳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올바른 역사를 만드는 현장’.. 2023. 3. 19.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