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팔가의 영혼이 되살린 숱한 기억들 (캐나다 온타리오 '콜링우드 박물관')
오대호 조지안 베이의 남쪽 끝, 물길이 잔잔해지는 곳에 콜링우드(Collingwood)가 있다. 지도 위에서는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한 이 도시,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예상과는 전혀 다른 깊이를 드러낸다. 이 도시의 시간은 단순히 오랜 것이 아니라, 치열했고, 대담했으며, 때로는 가슴 아픈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고요히 숨쉬는 곳, 바로 ‘콜링우드 박물관’이다.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1873년에 세워진 콜링우드 기차역의 원형을 복원하여, 1966년 5월 20일 개관한 것으로, 철도와 항만이 만나던 시대의 중심에 서 있던 장소다. 불에 타고, 축소되어 다시 지어지고, 결국 기능을 잃은 뒤에도 이 건물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억을 보존하고, 되살리는 공간으로 남았다. ..
2026. 2. 2.
빈말 당부
언제부턴가 예술과 문화는 오래된 연인들처럼 여겨졌다. 문화예술은 일반적으로 문화와 예술의 결합어로 쓰이지만, 서로 다른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예술이 감성적이라면, 문화는 이성적이다. 문화는 자신이 더 큰 개념이라 생각하고, 예술은 자신이 더 깊은 개념이라 생각한다. 문화는 인간 사회의 생활 양식과 가치관, 관습, 지식, 예술, 법률, 도덕 등 전반적인 사회 체계를 포함하는 집합적 개념이며, 예술은 이 문화 속에서 인간의 창조적이고 미적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부분이라고도 애써 구분할 수 있다. 이제 예술이 문화와 같은 높이에서 논의되고, 뿐만 아니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에 어떤 마음들이 생겨나는가. 문화와 예술의 관계는 늘 공생 관계로 이해되지만, 이것이 단순히 조화로운 공생인지 아..
2026. 1. 21.
신인류(新人類), 로이 G. 비브
‘로이 G. 비브(Roy G. Biv)’는 무지개를 구성하는 7가지 색깔(Red, Orange, Yellow, Green, Blue, Indigo, Violet)의 첫 글자이고, 각 색은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조화로운 전체, 즉 무지개를 이룬다. 이것은 다문화정책과 매우 흡사한 철학적 비유로 사용된다. 이제는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명사가 된 로이 G. 비브. 그는 다문화사회의 은유적 상징이며, 각기 다른 정체성이 서로를 지우지 않고도 함께 아름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각각의 색깔은 ‘문화’가 되고, 무지개는 ‘사회 전체’를 상징하고 있다. 빨강이 주황으로, 파랑이 보라로 ‘동화’되거나 ‘삭제’되면 그건 무지개가 없는 단색의 하늘이 되어버린다. 다문화정책은 바로 그런 원리..
2025.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