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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명성이 자자하신 분들의 메시지로, 디지털시대, ‘교육의 미래’를 먼저 이야기해 보자. 니콜라스 네그라폰테(Nicholas Negroponte, 1943~)는 현대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그리스계 미국인이자, MIT 미디어랩 설립자. 자신의 랩탑을 맡기며 분실하면 보험처리를 위해 가격이 ‘얼마쯤 되는 지’ 묻는 말에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들어 있다고 답했다는,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아주 간단하게 가르쳐 준 일화는 유명하다. 우리에게 ‘디지털’을 가르쳐 준 그는 이렇게 말한다. "30년 내로, 우리는 문자 그대로 정보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정보가 혈류에 있다면 특정한 매커니즘으로 이 정보를 뇌에 비축할 수 있다. 우리는 알약을 먹어서 영어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배울 수 있다". 그는 .. 2023. 5. 2.
이상한 나라에서 마법 같은 시간을 즐기듯 오타와 캐나다어린이박물관 캐나다 사람들은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가족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최상의 장소로 오타와의 캐나다어린이박물관을 권한다. 이 박물관의 콘셉트는 세계를 만나게 하는 ‘여행’이다. 아이들에게 여행이란 작은 모험과 다름없다. 캐나다는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여 살며 건국된 나라다. 거기서 태어나 자란 어린이들이 전 세계의 어느 한 곳도 소홀하게 꾸미지 않은 이곳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1989년 개관한 캐나다어린이박물관은 지금까지 800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입장료는 같이 있는 역사박물관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넓은 정원에서는 랜드마크인 캐나다 국회의사당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리도(Rideau) 운하도 바라볼 수 .. 2023. 4. 24.
다양한 경계를 허무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아트도서관 뉴욕의 브루클린아트도서관에 들어서면서 나는 적이 당황스러웠다. 미술관과 도서관과 박물관과 갤러리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느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만든 수만 점의 사연 있는 그림들이 모여 있다기에 ‘세계의 천재작가들이 책을 만들어 봉헌하는 곳’이거나 ‘세계 그림쟁이들이 여행길에서 만난 특별한 시간을 모은 곳’이겠거니 했는데 그런 지레짐작은 금세 무너지고 말았다. 130개국 3만여 명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가 보내온 4만 5,000권 이상의 스케치북과 2만 권 이상의 디지털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지난 13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스케치북’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성장해서 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나아가 단절된 예술 경력을 이어주기까지 하고 있다. 인쇄업자인 스티븐 피터먼와 웹 개발자인 쉐.. 2023. 4. 20.
한국인의 삶을 가지런히 보여주는 충남 아산 온양민속박물관 책 안내 사이트 박물관 중에서도 민속박물관은 얼핏 생각하면 수집에서부터 전시나 운영에 이르기까지 가장 쉬운 듯 여겨지면서도 실제는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곳이다. 사람의 전 생애와 같이 흘러온 역사와 문화를 죄다 설명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살림살이를 제대로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이름난 그곳, 충남 아산의 점잖은 온양민속박물관을 찾아간다. 익살스런 표정으로 우리를 맞아주는 입구의 문인석이 조선 후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1978년 10월, 박물관법 제정을 앞두고을 연 온양민속박물관은 국내 민간 박물관 설립의 청신호였다. 당시로는 국가시설과 비견되는 큰 규모였다. 아동도서출판사 계몽사 창업주인 설립자 김원대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전통문화의 높은 가치를 직접 확인시켜 주겠다는 뜻을 품고 .. 2023. 4. 19.
교토의 역사를 배우는 학교 일본 교토 학교역사박물관 일본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아이콘이 된 도시 교토. 이런 교토에서 꼭꼭 숨은 작은 박물관들을 찾아가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그 중에서도 교토시민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학교역사박물관에는 교육에 대한 교토시민의 애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98년 11월, 교토에서 가장 오랜 129년 역사의 카이치(開智)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학교에서 교토를 배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 자리에 세운 전국 유일의 ‘학교역사’박물관이다. 메이지 정부가 근대 학제를 공포한 것은 1869년이지만 그 3년 전 교토에 전국 최초의 학구제 초등학교를 세웠다. 메이지시대의 여러 가지 근대화 정책 중에서도 특히 ‘교육’에 온 힘을 썼다는 걸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바로 여기다. 교토시민들은 옛 교토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좋은 인재를.. 2023. 4. 16.
기억하면 희망이 살아나는 공간, 미국 LA ‘관용의 박물관’ 아시아의 일본군‘위안부’처럼, 서구 사회는 ‘홀로코스트(Holocaust)’가 늘 트라우마이다. 1993년 2월 개관한 미국 LA의 ‘관용의 박물관(Museum of Tolerance)’은 이 홀로코스트로 대표되는 인종차별의 폐해와 인간에 대한 잔학 행위를 돌아보고 인류의 반성을 유도하는 취지에서 건립되었다. 포로수용소의 생존자로서 전범 색출과 홀로코스트 실상 폭로에 앞장선 유대인 영웅 지몬 비젠탈(Simon Wiesenthal)의 이름을 따서 1977년 설립된 유대인 연구단체 ‘지몬비젠탈센터(Simon Wiesenthal Center)’가 5,0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낸 것이 건립의 초석이 되었다. 개관 후, 13만 명의 학생을 포함해서 매년 25만 명이 찾는 이곳은 전 세계 언론이 추천하는 ‘꼭 봐야.. 2023. 4. 10.
문화의 다양성을 가르치는 일본 요코하마 일본해외이주자료관 요코하마는 19세기 후반, 하와이를 포함해 남북 아메리카로 이주하는 많은 일본인들의 주요 출항 항구였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2002년 이 요코하마에 일본해외이주자료관(JOMM)을 세웠고 이는 ‘닛케이(日系)’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이민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은 일본인에게는 해외이주의 역사를 전할 뿐 아니라 일본에서 생활하는 일본계 외국인들에게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일본인 해외이주 역사는 1866년 해외 도항을 금지하는 쇄국령이 해제된 이후 19세기 말까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을 중심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대상으로 펼쳐졌다. 남아메리카로의 진출은 19세기 말부터 시작돼 특히 1924년 미국이 일본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크게 증가했고,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2023. 4. 8.
당당하게 몸 바쳐 일하는 지사(志士) 같은 봉화 청량산박물관 청량산박물관은 안동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오르다가 청량사 가는 길로 접어들어 청량교를 건너기 전 왼편, 청량산이 눈앞에 환히 펼쳐지는 전망좋은 곳에 자리해 있다. 청량산이 1982년 도립공원으로, 2007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23호로 지정되긴 했지만 박물관 이름까지 ‘청량산박물관’이라 하기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싶은데, 청량산이 봉화군의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고서야 그것이 온당한 명명이라 생각했다. 산악박물관·산촌박물관·산림박물관 등 ‘산’을 테마로 내건 박물관은 많지만 실은 이들이 온전하게 ‘산’만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곳은 아니다. 과연 ‘산’을 보여준다는 건 어떤 것일까 의문을 품어본다. 산의 가치를 사람들이 새롭게 느끼도록 산이 품은 역사와 문화, 인간의 삶의 모습을 드러내.. 2023. 4. 4.
‘삶’을 테마로 한 전문박물관 일본 오사카 ‘생활의 금석관(今昔館)’ 오사카 시민들의 100년 동안의 삶이 고스란히 모여 있다. 당연히 박물관이라 이름 붙여져야 하지만 ‘생활의 금석관(今昔館)’이라 불린다. 지금과 옛날을 비교하여 그 심한 차이에서 오는 느낌, 그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가두어 둔 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오사카시립주택박물관’으로 회자되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1999년 11월 오사카시립주거정보센터가 개설된 이후, 2001년 4월 개관한 ‘금석지감의 현장’은 1884년 서양목조건물을 시작으로 메이지(明治)시대 서양문화의 창구인 가와구치 거류지, 다이쇼(大正)시대의 근대적 연립주택이 들어선 신시가지, 현대화에 대비하는 쇼와(昭和)시대 상점가들, 그리고 전쟁 후 복구과정에서 시로키타 공원에 1951년까지 존속했던 버스주택에 이르기까지 100년 동안의 오.. 2023. 4. 2.
잊혀진 시간을 모두 되찾아주는 곳 미국 워싱턴D.C. 뉴지엄 1997년 미국 워싱턴D.C.의 서쪽, 버지니아 알링턴에 세워져 5년 동안 225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했던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이 2002년 많은 이들의 아쉬움 속에 폐관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08년 11월 비영리 언론단체 ‘프리덤포럼’이 워싱턴D.C. 한복판,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양편에 둔 위치에 다시 문을 열었다. 뉴지엄은 뉴스(News)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다. 워싱턴D.C의 이 새로운 뉴지엄은 이후 뉴스를 전하는 대중매체의 역사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언론박물관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박물관 건물 입구 흰 대리석 벽에는 언론과 종교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전문이 크게 새겨져 있다. 그 의미가 어찌 미국인들에게만 통하는.. 2023.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