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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의 필연으로 세워진 충북 진천 종(鐘)박물관 충북 진천 석장리는 국내 최초, 4세기쯤으로 추정되는 고대 철 생산 유적지가 발견된 곳이다. 이런 유서로 진천 군립(郡立) 종박물관이 2005년 문을 열었고, 2012년에는 주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 원광식 장인이 지닌 기술을 일반인들도 접하게끔 전수교육관도 개관되었다. 전시실은 ‘종의 탄생’으로부터 ‘범종의 역사’, ‘성덕대왕신종 주조과정’, ‘한국 종의 비밀’, ‘세계의 종’ 등으로 이어진다. 종으로 우리의 역사가 설명되고 전통미학에 우리 과학까지 가늠할 수 있음에 놀라움이 더해진다. 한국 범종의 역사, 소리의 신비, 합금의 비밀 등을 한자리에서 알게 되기란 쉽지 않다. 현재 남아 있는 신라 종 11기 중 5기가 일본에 있는 내력, 세계의 종소리로 피치와 템포를 분석해 만든 공식에 대입해 최고의 .. 2023. 3. 5.
시장에서 배우는 결이 다른 역사 <대구 큰장, 서문시장 100년> 2023년은 '서문시장'이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은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대구교육박물관에서는 전국 3대 시장의 명성을 안고 오랜 시간 대구를 대표해 온 '서문시장'의 역사와 그 속에서의 사람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이번 기획전시 '대구 큰장, 서문시장'을 마련하였다. - 장터에 담긴 100년의 역사 - 전시기간 2022/ 12/ 23 ~ 2023/ 04/ 30 전시장소 기획전시실(1동 1층) 관람시간 09:30~18:00 전시문의 053-231-1752 관람료 무료 주소 (41535) 대구광역시 북구 대동로 1길 40(산격동) 찾아오시는 길 버스 이용 시 - 복현우체국 건너 하차 : 300, 306, 410-1, 523, 706, 719 - 복현우체국 앞 하차 : 300, 306, 410, 523, .. 2023. 3. 4.
‘담금질’의 교훈을 얻는 충북 음성 철(鐵)박물관 고고학에서는 선사시대의 마지막 단계를 철기시대(鐵器時代)라 이른다. 대개 기원전 1200년경부터 700여 년 동안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아직도 철을 ‘산업의 쌀’이라 부르니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도 어쩌면 철기시대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점에서 철박물관을 두고 인류의 회고취미에서 발의되고 구현된 공간으로 여겨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철박물관은 지난 2000년 ‘상상 이상의 철(iron beyond imagination)’을 슬로건으로 하고 “철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재인식하게 한다”는 미션을 품고 문을 열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집행이사로도 활약하는 장인경 관장은 동국철강 창업자 고 장경호 회장의 손녀. 박물관이 제 목소리를 단단히 내는 데는 그 이유가 분명함을 알겠다. 충북 .. 2023. 3. 3.
농업이 ‘창의적 재능’임을 알려주는 '캐나다농업식품박물관' 오타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 명문 칼튼대학교와 다우스호수를 끼고돌면 캐나다농업식품박물관이 있다.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의 체험농장으로 인기 높은 이 박물관은 1886년에 설립한 ‘캐나다중앙실험농장’, 1889년에 개장한 ‘도미니언 수목원’과 함께 있다. 이곳에서는 독특한 농업유산과 전형적인 농경생활의 풍경을 만끽한다. 살아 있는 말·젖소·양·돼지·토끼 등을 직접 볼 수도 있다. 가축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누구도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 야외의 에너지 파크(Energy Park)에서는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수력 에너지 등 에너지의 원리를 배우고, 재생 에너지 기술이 캐나다 농업의 에너지 소비와 생산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 2023. 3. 2.
토종은 미래의 가치, 그 시작을 알린 충남 예산 한국토종씨앗박물관 봄이면 회자되는 명시 「황무지」에서 T.S.엘리엇은 겨우내 죽은 듯한 대지를 뚫고 수수꽃다리(라일락) 싹이 돋아나는 경이로움을 보고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노래했다. 토종은 미래의 가치, 그 시작을 알린다 씨앗의 힘과 그걸 살피는 농사의 힘. 인류의 가장 큰 발명은 단연코 농사다. 농사를 통해 인간은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고 거기서 얻은 생산물 덕분에 혹독한 겨울을 견뎌낼 수 있었다. 충청남도 예산군 대술면. 참 햇볕이 곱고, 바람이 순한 곳이다. 이런 소담한 농촌마을에 한국 최초의 토종씨앗박물관이 있다. ‘토종을 살려보겠다’는 오기 반, ‘씨앗을 베고 죽겠다’는 각오 반으로 만든 그야말로 ‘토종 무지렁이’ 박물관, 씨앗을 공공재인 국가유물로 등록한 대한민국 유일의 박물관이 탄생한 것이다. 201.. 2023. 3. 1.
일본 교토 한자박물관, 한자문화의 넓은 스펙트럼 실감하다 백제로부터 한자를 전수받은 일본이 2016년 교토(京都)에 세계 처음으로 한자박물관을 개관했다. 교토 관광의 정점이라는 기온(祇園) 입구에 지상 2층으로 세워진 박물관은 1층에 4세기 백제 왕인(王仁)박사의 한자 전수에서 이어진 한자의 역사를 다양한 유물과 그림 등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늘 뉴스의 중심에 있는 ‘올해의 한자’도 볼 수 있었다. 2층은 부모와 자녀들이 다양한 게임이나 ‘갑골문자’를 활용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한자와 친숙해지면서 배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칫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자라는 콘텐츠와 최첨단 IT가 만나서 펼쳐보이는 프로그램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자놀이의 세계에 빠지게 만든다. 한자말.. 2023. 2. 28.
소중하지만 무심했던 것들의 재발견, 문경 옛길박물관 역사공부의 가장 큰 덕목은 그것이 우리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 문경 옛길 박물관 옛것에 미루어 새로움을 발견하고 옛것을 본받아 새로움을 만들어 가는 삶을 생각하면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은 참으로 귀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데 모아서 보여주는 것’에서 ‘관람객이 경험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이 실리는 시대가 되면서 박물관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규모의 장대함보다는 콘텐츠를 통한 체험과 감동의 크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전시의 성공 여부는 역사를 반추하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사는 곳에는 길이 있다. 옛길을 걷다 보면 사람은 길을 걸으면서 길들여진다는 것을 깨닫.. 2023. 2. 27.
한 인간의 생애를 빈틈없이 추억하기, 중국 베이징 '루쉰박물관' 베이징의 판자위엔(潘家园) 새벽시장에서 루쉰의 미니어처 하나를 100위안에 샀다. 이건 득템이야! 한족 청년의 꾀죄죄한 손에서 넘겨받은 루쉰을 호텔 화장실에서 깨끗이 씻어 빛 드는 곳에 두고 기분 좋게 박물관으로 향했다.「광인일기」·「아Q정전」의 작가 루쉰(魯迅 1881-1936)을 모르기는 쉽지 않다. 열병처럼 청춘을 앓던 사람들이 읽고 기운을 차렸던 중국 작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그러기에 중국 어느 도시든 쑨원을 기억하는 중산대로가 있듯 루쉰이 머문 곳마다 박물관이나 공원이 있다. 그 중에서도 베이징의 루쉰박물관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루쉰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루쉰은 베이징에서 12년간 살았다. 그가 살던 한족 전통가옥인 사합원 양식의 옛집(魯迅故居)이 복원되어 있고, 그 곁에 루쉰박물.. 2023. 2. 26.
우리 문화의 한 획을 그은 저력 뿌리깊은나무박물관 2018년 9월 2일 이른 아침 전남 순천의 뿌리 깊은 나무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대구를 출발해서 고속도로를 달려 남해고속도로 순천만 IC에서 2번 국도로 나와 연동삼거리에서 민속마을길로 접어들어, 쌍지삼거리를 거쳐 17km 남 짓, 뿌리 깊은 나무박물관에 도착했다. 최고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에서 우리 토박이 문화를 애써 지키고 되살리는 파수꾼이 되었던 한창기(1936~1997) 선생의 치열한 생애가 녹아 있는 곳, 뿌리 깊은 나무박물관. 뿌리 깊은 인간을 찾아간다면 쉽게 이해가 될까. 그 길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깊은 물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용비어천가'의 한 대목을 떠올려 인기드라마 촬영현장이 박물관으로 변한 거라 짐작하는 사람은 차마 .. 2023. 2. 25.
사진 반, 글 반... 이 블로그를 시작하며 사진 반, 글 반... 이 블로그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 있는 박물관들까지 우리가 꼭 한 번은 가보고 느끼고 체험해 보았으면 하는 곳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모두 살아있다'라고 하는 부제 아래 직접 다니며 느꼈던 글들과 렌즈를 통해 담아 온 사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되는 글과 사진은 2020년 6월 1일에 곰곰나루에서 첫 출간된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라는 책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혀둔다. 글은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2월 현재 대구교육박물관 관장으로 재직 중인 김정학관장의 글이며 사진은 현재 영상과 사진 콘텐츠 제작업체 나이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국의 사진들임을 밝혀둔다. -먼저 저자의 말부터 들어보자 박물관을 열심히 보러 다니다 교육박물관에 생각..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