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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박물관 이야기

과천에서 다시 태어난 추사 경기 과천 추사박물관

by 뽀키2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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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1786~1856) 생애를 촘촘히 쫓아가며 수런수런 이야기를 나누 것은 의미 깊은 일이다.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는 추사 정희.

과천 추사박물관
과천 추사박물관

 추사는 이른바 추사체를 창안한 서예가이며 19세기 전반 청나라 고증학 정수를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실시구시설을 주창한 학자이다. 학대사의 비로 알려진 북한산의 비석이 신라 진흥왕의 순수비임을 밝혀내는 등으로 금석학을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분이기도 하다. 충남 예산 용궁리의 고택에서부터 제주도 대정현의 유배길을 거쳐 과천의 초당으로 돌아와 머물다 마감한 그의 70 평생의평생의 행로는 숙연하기 그지없다.

봉은사 판전 편액
봉은사 판전 편액

  고장 가운데서도 과천은 선친의 3 상을 치른 곳이자 북청 유배에서 풀려   4년간 머물면서 학문과 예술의 절정기를 맞은 곳이다. 추사 스스로 ‘노과 (老果)’라 불렀고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으니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예산에도 제주에도 추사를 기념하는 곳이 있지만 그냥 가벼운 구경거리일  희대의 천재’에 대한 일반적 상식을 넘어서는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2013, 4 동안 꼼꼼하게 준비한 추사박물관의 개관으로 추사의 행로는 듯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추사가 말년에 머문 과지초당
추사가 말년에 머문 과지초당

개관에 박차를 가하게  것은 2006 유명한 추사 연구자였던 후지츠카 치카시(藤塚  , 1879~1948) 박사가 수집한 방대한 관련자료가 과천으로 기증된 덕분이었다. 야외전시장과 지하 1, 지상 2층의 박물관은 복원된 과지초당과 ‘추사의 학예와 생애’, 후지츠카 기증실 등으로 이루어져 꼼꼼하게 추사를 알려주고 있다. 추사의 삶이  정리되어 있고, 그의 방대한 학문과 예술세계가 주제별로 나타나 있어서 이곳을 들르지 않으면 사를 안다 하기 어렵고, 다녀갔다면 추사를 모를  없는 곳이다. 추사를 짧은 글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대신 추사박물관에서 학자로, 혹은 술가로, 혹은 정치인으로, 다양한 분야에 커다란족적을 남긴 불세출의 천재 사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사적 지평을 넘어 조선 후기의 문화와 격동의 사까지 함께 들어온다.

추사의 서명인장 낙관 전시장
추사의 서명 인장 낙관 전시장

 추사는 고된 삶의 과정 속에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성하고, 이로써 우리 문화사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로 거듭나게  것이다. 추사박물관에는 일반적인 브로슈어 외에도 다양하게 추사를 알게 하는 장치들이 많았다.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닌 『알기 쉬운 추사해설집』이나 『우리는 사박물관 탐험대』라는 체험집의 미션을 완수하기 위한 활동 공간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자칫 지루할  같은 시간은 정성들인 기획전이 메워주고 있었다. 어려운 추사를 이해하기 위해  가지를 권하고싶다. 먼저, 제주 유배시절에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세한도〉. <세한도> 허름한 초가와 소나무·잣나무 의 형상과 구도로 풍기는 분위기 외에도 “추운 겨울이 지난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논어』 구절의 글씨가 주는 의미가 각별하.

불후의 명작 &lt;세한도&gt;가 보이는 전시실 내부
불후의 명작 <세한도>가 보이는 전시실 내부

 조선 후기 여러 세도가의 손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우리나라로 아와 마침내 국보가 되는 <세한도> 극적인 유전(流轉) 또한 인상깊다. <세한>에서  여백의 아름다움과 메마른 붓질을 보고 추사의 당시 마음을 느껴 보라 권하고 싶다. 다음, 그의 인장과 낙관을 모아 놓은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홍두(紅豆, 상사(相思) 정을 간직한 사람), 불계공졸(不計工拙,  되고 잘못됨을 따지지 않는다), 언정(言情,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다)이라는 인장 글씨와  의미를 생각해  추사의 삶과 정신이 뜻깊게 새겨질 것이다.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추사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게 하는 박물관,  위대한 천재의 생애를 다양하게 알려주는 박물관, 다시 찾아와도 새로운 추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으로 기억하고 싶은 공간이다. 추사를 떠올릴  있는 곳은 전국에 20 . 그곳에서 만나는 소중한 추사의 기억들도 이곳으로  없이 흘러들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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