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0 ❿ 디지털 디바이드, 선택과 필수 2016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의 한 장면을 기억한다.“난 연필 시대 사람이오. 그런 사람들 배려는 안 하나?”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항의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에 뜬 서류 내용을 채워 넣지 못하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도 없고, 자신이 받은 부당한 처분에 항의할 수도 없는 세상. 다니엘에게 동정심을 느껴 서류 접수를 직접 도와주던 일자리플러스센터 직원은 ‘잘못된 선례를 만들지 말라’며 윗사람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디지털 디바이드는 정보의 격차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 ‘새로운 시대의 문물을 배우려 들지 않는 노인 문제’로 볼 수는 더더.. 2023. 6. 20. 대구교육박물관 개관5주년 기념 '무지개를 타고 온 사람들 개막에 부쳐 올해 저희의 기획전 ‘무지개를 타고 온 사람들’은 대구교육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다문화(多文化)’를 보여주고 알려주는 전시회’입니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지만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린 현상, 쉽게 생각해서는 다루기 어려운 문화, 복지차원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개성과 다름을 반겨야만 해결되는 문화가 ‘다문화’입니다. 우리는 현재 한국의 ‘다문화현상’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리 흡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한국적 다문화’의 현실을 알려주는 것보다는, ‘다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먼저이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면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편견 없이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을 이번 전시회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바람직한 ‘다문화’는 반드시 ‘줄탁동시(啐啄同時)’로 나타납니다... 2023. 6. 19. ❾ 편해지면 불안한 그대, 문화소비자 디지털 시대다. 정확하게 말하면, 디지털 중심으로 문명이 바뀌는 전환기다. 미래 전략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알면서도, 전문가들은 늘 ‘디지털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애매하게들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오고 있다’며 갈기는 엄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램 차란(Ram Charan)도 그의 책 『리싱킹 컴피티션 시프트』의 마지막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디지털 시대에 앞서 갈 준비가 되었는가?’라고. 독자에게 답을 구하려는 게 아닐 것이다. 이것 또한 엄포같은 경종인가. 오늘, 전환기의 문화소비자로서 찬찬히 생각해보게 된다. 문화는 문화적 가치와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문화경제학’으로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주창.. 2023. 6. 14. ❽구차한 딜레마 명심하라. ‘깊고, 좁게’ 알면 AI에 먹힌다 IBM이 만든 체스 특화 인공지능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칩테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96년 당시 세계체스챔피언이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으며,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는 이세돌도, 중국의 커제도 이겼다. 이게 AI등장을 알리는 제일 유명한 신호탄이었다. 이미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공지능’의 여러 기능과 부작용, 그리고 적응법 등을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디지털 시대에 인공지능은 이미 필수사항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 인공지능을 생각하면 벅찬 기대감도 있겠지만 어떤 점이 두려운지, 어떤 문제가 우려되는지, 보통 인간의 삶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지 등을 알고.. 2023. 6. 10. ❼ 신인류 전성시대 한때 개와 고양이도 구분하지 못하던 AI가 드디어 인간을 속일 수 있는 수준으로 우리 곁에 불쑥 다가왔다. ‘AI가 변하느냐, 인간이 변하느냐, 그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인간과 비인간(레플리컨트)으로 구분되는 ‘공감 능력’ 확장에 누군가는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우리가 그냥 초록별에 살고는 있지만 그냥 ‘신인류’라고 구분 짓는 시대가 왔다. 우리는 상큼한 노랫말과 실험적인 사운드로 1990년대를 주도하던 그룹 015B의 노래를 통해 꽤 낭만적으로 ‘신인류’를 만났지만, 오늘날의 ‘신인류’는 단순한 생활양식뿐 아니라 여러 가지 등장 배경을 지니고 있어서 다양한 미래사회를 떠올려준다. 먼저, 1999년 존 D. 나일스가 만들어 낸 ‘호모 나랜스(homo narrans:이야기하는 인간)’이다. 디지털 수다쟁.. 2023. 6. 8. 노랫길 따라 바다로 간 김진성PD 1970년대 통기타 음악 중흥기 이끈 주역 국민 일상 속에서 더욱 가깝게 공예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한국 포크음악 발전에 기여한 김진성 PD가 지난 5월 18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가요계 등 관계자에 따르면 후두암 말기 판정을 받은 고인은 서울 연희동 연세요양원에서 별세했다. 김 전 PD는 KBS, TBS, MBC를 거쳐 CBS 라디오 PD로 일했다. '영 840', '세븐틴', '꿈과 음악 사이에', '올 나잇 팝스' 등 음악 프로그램을 주로 연출했다. 특히 고인은 1970년대 통기타 음악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공개방송 프로그램 '포크 페스티벌'과 청소년 음악 프로그램'세 븐틴'을 통해 김민기, 양희은, 한대수 등 포크 가수와 개그맨 고영수를 방송에 출.. 2023. 6. 1. ❻ 줄탁(啐啄)혁명 ‘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쯤 와 있는지 그야말로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모두들 분위기만 잡고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큰 변화가 온다는데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대세가 될 거라는데, 백안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1차 산업혁명이 기계화 과정에서 물과 증기의 힘을 사용했다면,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대량생산 체제를 만들어 냈다. 뒤이은 3차 산업혁명에선 전기기술과 정보기술을 이용해 자동화된 생산체계를 만들어냈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이라는 3차 산업혁명 과정의 기반 위에서 창조되고 있다고들 평가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 2023. 5. 26. ❺ 위대한 당신의 10초 디지털 시대, 네티즌들의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감동적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발전하는 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다. 또 그것들이 무심한 가운데, 사회적 기여, 인류에 대한 기여로 이어져 눈앞에 펼쳐진다면 여간 가슴 벅찬 일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미 크고 작은 경험들을 했고, 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그 위대한 일을 애써 이어가고 있다. 나치 독일의 암호기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인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은 1950년 자신의 논문에서 “어떤 존재든 인간과 비슷한 지적 행위를 보이면 지능이 있다고 인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구분하는 간단한 테스트를 ‘튜링 테스트’라고 불렀다. 말하자면 기계가 사람과 대화를 나눈 뒤, 대화를 나.. 2023. 5. 21. ❹ 이제 당황스럽진 않지만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Ray Oldenburg)는 제1의 장소인 가정, 제2의 장소인 일터 혹은 학교에 이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을 ‘제3의 장소(The Great Good Place)’로 규정했다. 그의 말처럼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장소는 실재를 전달하는 기호(sign)같은 존재가 가득하고, 지적 호기심이 다양한 재미로 이어지는 곳일 테니까. 나는 그 ‘제3의 장소’가 오롯이 뮤지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디지털시대에 알게 모르게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의 몇 곳을 소개한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뮤지엄은 대중의 참여를 위해 '갤러리 원(Gallery One)'을 만들었다. 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꾸민 까닭은 미술관이 커지면서 새로운 역량을 키우고 새.. 2023. 5. 16. ❸ 기억하고, 기억하고, 기억하는 기술 죽은 자의 흔적이 산 자의 기억과 어울려 철저한 계산 아래 그 기억을 이어가는 박물관이 있다. 미국 뉴욕 9/11 메모리얼 & 박물관. 나는 들어서면서부터 알 수 없는 울컥거림 때문에 관람 내내 힘이 들었던 기억이 여태 남아 있다.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Aeneis)》의 한 구절(‘시간이 지날지라도 그대들이 기억에서 지워지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로 떠난 자들을 위로하는 그곳에 2011년 9월 11일 개장된 9/11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5000:1의 경쟁을 뚫고 당선작으로 선정된 작품 (Reflecting Absence)는 무척 인상적이다. 쌍둥이 빌딩이 서 있던 자리에 설치된 2개의 폭포 조형물에선 엄청난 양의 물이 쉼 없이 쏟아져 내린다. 테러로 인해 희생된 이들.. 2023. 5. 13.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