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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박물관 이야기

이상한 나라에서 마법 같은 시간을 즐기듯 오타와 캐나다어린이박물관

by 뽀키2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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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람들은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가족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최상의 장소로 오타와의 캐나다어린이박물관을 권한다. 이 박물관의 콘셉트는 세계를 만나게 하는 ‘여행’이다. 아이들에게 여행이란 작은 모험과 다름없다. 캐나다는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여 살며 건국된 나라다. 거기서 태어나 자란 어린이들이 전 세계의 어느 한 곳도 소홀하게 꾸미지 않은 이곳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캐나다어린이박물관 입구
캐나다어린이박물관 입구

1989년 개관한 캐나다어린이박물관은 지금까지 800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입장료는 같이 있는 역사박물관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넓은 정원에서는 랜드마크인 캐나다 국회의사당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리도(Rideau) 운하도 바라볼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이 박물관의 슬로건은 ‘위대한 모험(Great Adventure)’. 문화에 대한 지식의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려준다. 입구에서 여권(패스포트)처럼 생긴 입장권을 받아 여러 나라의 상징적 장소를 방문한 뒤 나라별로 입국 스탬프를 찍으면 작은 기념품도 받게 된다. 예술·문화·역사가 기억 속에 남겨지는 첫 발자국인 셈. 호기심과 기대감이 잘 결합된 구조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실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실내

교차로 입구를 통과하면 화려한 그림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그려진 파키스탄 버스, 태국의 교통수단인 툭툭(tuktuk), 1800년대 싱가포르의 교통수단이었던 트라이쇼(trishaw), 마을에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 작은 서점, 시장놀이를 할 수 있는 차이나타운,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인 통관항구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고유한 풍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일본 전통가옥에서 전통놀이인 종이접기(오리가미)를 직접 해볼 수 있으며, 인도 서부지방 신화 속의 결혼이야기가 그려진 벽화도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그림자극 와양(Wayang) 인형도 만져보고, 멕시코 대표 요리인 토르티야(Tortilla)를 만들기도 귀한 경험으로 쌓인다.

그래픽 하나에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그래픽 하나에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머리에 쓰는 사각형 천을 두르고 발목까지 닿는 흰색 긴 소매 옷을 입는 아랍 의상 체험도 할 수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전통가옥에서는 얇고 긴 외투 형태의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도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안에서 미로찾기놀이를 하고, 사막의 낙타조형물 앞에서는 기념사진도 남긴다. 다양한 가게들에는 아이들이 주인도 되고, 손님도 되는 즐거운 체험공간이 펼쳐져 있다. 게다가 스튜디오와 영화관, 캐나다가 세계 최초로 발명한 아이맥스(IMAX) 전시관까지 빼곡하게 들어 있다. 아이들이 직접 음향 및 조명 등을 조절해 무대연출을 할 수 있는 소극장도 탐이 난다. 무대 뒤 분장실에서 의상을 골라 입고 무대에서 동행한 가족들과 함께 소규모 연극을 공연할 수 있는 시간도 부럽기 그지없다. 박물관의 다양성과 풍부한 콘텐츠들이 어린이들만의 속도로 탐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에 나는 무릎을 쳤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장소 중 하나인 통관항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장소 중 하나인 통관항

누구나 이 박물관에 들어서면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를 떠올릴 것이다. “모든 모험은 첫걸음을 필요로 하지…. 너는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내 기분은 ‘행복’이야…. 어제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구.” 일곱 살 앨리스가 토끼굴에서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꿈에서 깨어나는 그 ‘이상한 나라’가 바로 이 박물관이 아닐까. 이곳은 세계인들이 살고, 배우고, 일하고, 노는 풍경에 익숙하게 만든다. 그게 어린이가 누릴 소중한 권리 중 하나인 것처럼.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지만, 아침 일찍 토끼굴로 들어간 앨리스처럼 어린 여행자들이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박물관의 이런 슬로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아이들을 어린이박물관으로! 그러면 아이들은 떠나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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