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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박물관 이야기

누구에게나 큰 위안이 되는 온라인 박물관 '그림책박물관'

by 뽀키2 2023. 3. 25.

책 안내 사이트

그림책은 우리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책이자 0세부터 100세까지 세상의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를 위한 책이다. 그림책은 어린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문학이자 연극적 경험이다. 세상모르게 천진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고, 쉽게 상처받는 모든 마음들을 위한 책이다.

그림책박물관의 멀티 플레이어 임해영 관장
그림책박물관의 멀티 플레이어 임해영 관장

이런 그림책을 위한 ‘그림책박물관’을 만난다. 지니를 불러내 소원을 이루는 알라딘처럼, 토끼굴로 들어가 마법의 세상을 만나는 앨리스처럼 클릭만으로 엄청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뮤지엄, 이름도 그냥 ‘그림책박물관’이다. 세상의 그림책을 모두 가진 듯한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매일 업데이트되는 그림책박물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
매일 업데이트되는 그림책박물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

- 지금 한국은 세계의 그림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독자에게는 풍부한 그림책 정보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위대한 작품의 역사를 잇게 하고, 출판사에는 더욱 수준 높은 그림책 제작을 위해 매진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가진 ‘그림책박물관’이 되고자 합니다. 

‘그림책박물관’ 임해영 관장의 당찬 선언이다. 나라 안팎에서 그 많은 그림책들을 모으고, 그림책을 만드는 이들을 다독이고, 그림책의 깊은 뜻을 전하려 읽어주고 멋진 그림을 보여주려 애쓰는, 게다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는 능력자이다. 이렇게 독자적인 장르로서의 ‘그림책’을 다루고, ‘그림책’이라는 장르를 발전시키기 위해 탄생한 이 박물관은 어느새 공공의 소중한 지적자산이 되었다. 최근 그림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그림책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출간도 부쩍 늘어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세계의 다양한 그림책들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세계의 다양한 그림책들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그림책박물관’은 온라인 박물관이다. 감상하려면 당연히 홈페이지로 들어와 봐야 한다. ‘면피용’으로 쉽게 만들어진 사이트가 아니다. 어느 메뉴, 어떤 링크도 소홀하거나 삐걱거리지 않고 탄탄한 반석 위에 놓여진 듯 실하다. 그 무한대의 공간 속에 ‘그림책박물관’은 운영자의 성격처럼 깔끔하게 펼쳐져 있다. ‘그림책박물관’이 소중한 까닭은 또 있다. 임 관장은 모든 그림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없을까’ 하는 매우 개인적인 동기와 호기심을 확대해 그 그림의 작가들인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함께했다. 이로부터 2002년 ‘산그림’이라는 일러스트 레이터 그룹이 탄생했다. ‘산그림’은 매일 새로워지는 공간을 꿈꾸었다. 출판되고 난 뒤 쉬 사라져 버리는 책들까지 한 권 한 권 소중하게 그림책 역사로 쌓아 올렸다. 이들이 함께 한국 일러스터레이터들을 대표하는 인터넷사이트 ‘산그림’도 세웠다. 임 관장은 ‘산그림’과 더불어 ‘그림책박물관’의 정체성을 세워 나가는 과정이 매우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둘은 어느 쪽 홈페이지에 먼저 들어가든 쉽게 오갈 수 있다.

바쁘게 일하는 1인 5역의 임 관장. 거실이 그의 일터다.
바쁘게 일하는 1인 5역의 임 관장. 거실이 그의 일터다.

- 이곳이 천국입니다. - 들어오기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아지네요. - 지친 어른들에게도 ‘탈출구’가 됩니다. - 삶의 여유를 찾습니다. 새로운 힐링 수단입니다…. 임 관장은 늘 홈페이지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댓글에서 큰 용기를 얻는다. 그림책이 사람들에게 위안의 여백을 선사하듯이, 그런 여백들이 ‘그림책박물관’ 속에 촘촘하게 모여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오프라인 그림책 박물관은 없다.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턱없이 부족한 관심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감히 말하지만 그 누가, 그 어떤 기관이 서두르더라도 ‘그림책박물관’을 삼고초려해서 그 애정 어린 노하우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임 관장은 최근 울산시에서 고양시 일산으로 옮겨 ‘그림책박물관’과 ‘산그림’을 운영하고 있다. 심기일전한 그의 각오는 홈페이지에서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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