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 명문 칼튼대학교와 다우스호수를 끼고돌면 캐나다농업식품박물관이 있다.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의 체험농장으로 인기 높은 이 박물관은 1886년에 설립한 ‘캐나다중앙실험농장’, 1889년에 개장한 ‘도미니언 수목원’과 함께 있다.
이곳에서는 독특한 농업유산과 전형적인 농경생활의 풍경을 만끽한다. 살아 있는 말·젖소·양·돼지·토끼 등을 직접 볼 수도 있다. 가축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누구도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 야외의 에너지 파크(Energy Park)에서는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수력 에너지 등 에너지의 원리를 배우고, 재생 에너지 기술이 캐나다 농업의 에너지 소비와 생산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낙농 관련 건물(Dairy Barn)에서는 벌(bee)과 관련된 전시와 트랙터 등의 농업기계 전시가 이어지고, 농산물로 요리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여왕벌을 찾아보는 재미도 즐기고 꿀을 만드는 과정 등을 배운다. 밀가루도 빚어보고 버터와 쿠기도 직접 만들어보는 등으로 농업과 식품에 관련된 수업을 한다.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여 요리하는 수업을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건 당연지사. 함께 온 어른들은 캐나다 가정요리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인정한다. 50마리가 넘는 젖소들이 모여 있어 젖을 짜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우유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 투어에 참여할 수도 있다. 쇠빗으로 양털을 빗는 체험은 덤이다. 러닝센터에는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영상매체를 통해 아이들이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현대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일하는 농장 같은 박물관이다. 헛간에서 농업과 환경을 둘러싼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배우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체험활동에 참여한다. 특히 3~4월에 메이플 시럽을 끓여서 깨끗한 눈 위에 붓고 빠르게 응고되는 순간에 막대기로 돌돌말아 사탕의 형태로 만드는 메이플 태피(maple taffy)는 요리체험의 절정이다.
부활절에는 에그 헌팅,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축제, 추수감사절에는 애플사이다 만들기, 할로윈 때는 호박으로 잭-오-랜턴(Jack-O-Lantern) 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주말이면 마차를 타고 박물관 옆의 대형농장을 둘러보는 여유도 부려볼 만하다. 2017년부터는 이 박물관에 오타와 다른 두 곳의 박물관(과학기술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을 더해 ‘창의적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인제니움 (Ingenium)’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인제니움’은 과학과 기술 유산에 대한 캐나다의 이야기를 보존하고 공유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브랜드. 연간 회원권으로 캐나다 전역과 전 세계에 분포하는 약300여 개의 과학기술박물관과 과학센터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국의 과천 국립과학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박물관에서 ‘카놀라 이시셔티브 국가 자분 위원회(CINAC)’가 참여한 ‘캐나다가 개발한 혁신의 씨앗, 카놀라 50주년 특별전’이 열렸다. 중국이 캐나다산 카놀라의 수입을 금지해 한동안 초비상이 걸리기도 했지만 캐나다의 씨앗 카놀라는 이 전시회를 통해 다시금 전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12월 5일 세계 토양의 날을 기념하는 토양 관련 전시회도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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