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갤러리 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1 ⓲ ‘큐레이션’curation - 덜어내고 골라 먹는 힘 디지털 시대는 재앙인가, 축복인가. 디지털 시대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선택’에 지쳐 있다. 내색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에 소외되어 버리는 것이 나을 것만 같은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늦은 밤, 마지막 버스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나’를 지나쳐 내달려 버리는 암담함이랄까.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 정보격차)가 큰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지식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치 있는 정보를 찾기란 오히려 어려워졌다고들 말하는 걸 보니, 정보 부족의 시대에서 정보 과잉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란 은유는 엄청난 반어(反語)가 아닐 수 없다. 정보가 많아진다는 말은 그만큼 이용하기 힘들어진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이젠 ‘디지.. 2024. 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