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문화현장

⓲ ‘큐레이션’curation – 덜어내고 골라 먹는 힘
디지털 시대는 재앙인가, 축복인가. 디지털 시대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선택’에 지쳐 있다. 내색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에 소외되어 버리는 것이 나을 것만 같은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늦은 밤, 마지막 버스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나’를 지나쳐 내달려 버리는 암담함이랄까.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 정보격차)가 큰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지식은 폭발적으로...

⓱ 박물(博物)이여,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 1932~2022)가 말하는 ‘제3의 장소’가 ‘박물관’이기를 꾸준히 기대하는 편이다. 아무 일 없었던 이 ‘제3의 장소’에도 디지털 시대를 기다리면서 ‘암중모색’했던 시간들이, 이제 ‘기어코 올 것’이 되어 성큼 와버린 것이다. 꿈에서 깨인 듯, ‘점잖은’ 박물관으로 척화비 같은 배수진을 칠 것인가, 통찰력 넘치는 새로운 풍속도를 그려나갈 것인가. 결코...

⓰ 구메구메…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속적인 아날로그시대가 분별적인 디지털시대로 변하면서 인간의 생활방식이 변했다. 미분방정식을 풀어야하는 시대가 지나고 그냥 바로 수치계산만 하면 되는 시대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숙련도의 차이로 발생한 디지털 디바이드가 선명해져 이제는 모두가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정보기술은 스스로의 관성으로 발전해왔고, 이런 걸 기술 푸시(Technology Push)라고 한다는데, 그 물리적 힘을 얻었던 시대에서 인간의 사고능력까지...

⓯ 빅테크와 동행하는 예술
나: 요즘 그 쪽 화제는 뭐지? 남: ‘빅테크의 좌절’이 주된 테마 같은데요? 나: 아, 빅테크의 좌절? 그게 문화예술에 서로 영향을 미치나? 보통 뉴스에선 돈 얘기들 밖에 안하니… 남: 글쎄요. 자기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며 지난 2년간 문화 쪽 기업들도 다 집어먹더니, 이제 탈이 나서 다 뱉어내는 꼴이란… 나: 예를 들자면? 남: 구글이...

⓮ 아프신지? 저도 아픕니다
이 디지털시대에 그동안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팬데믹을 2년 넘게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공포감은 사방에서 밀려왔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환자가 된 기분이었고, 이것이 ‘노멀’이라면, 끝난 후에 ‘뉴노멀’이 오기는 할까 막막했었다. 이런 와중에 IT산업은 새로운 길을 찾아 쉼없이 발전했고, 여러 현장에서 이것이 ‘뉴노멀’이라 착각하기에...

⓭ ‘디지로그’로 안심하는 AI시대
우리는 ‘예술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는 자조를 듣곤 했지만, 누가 뭐래도 예술은 시대에 대한 저항이며, 묘약이며, 해독제 아닌가. 그 이유는 우리에게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비평과 자기 고백을 넘나들며 ‘논픽션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 영국의 비평가 올리비아 랭의 이런 말에 우리는 작은 위로를 받는다. ‘통제력...

⓬디지털 면역력
나는 내심 디지털 시대를 장밋빛 시대로 여기는 사람에 속한다. 많은 곳에서 경계의 메시지를 만나지만, ‘그 정도는 예상했고, 헤쳐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비유하자면, 고층아파트에 살면서 엘리베이터를 탐탁잖게 여기는 이상한 만용, 디지털 땜에 못 볼 꼴 많이 본다는 사람들과 뭐가 무서워 장 못 담그냐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생각들, 아직도 연필로만 원고를...

⓫ 무슨 일 있겠어?
디지털시대를 맞은 지금이 문명의 일대 전환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문화의 위기를 넘어 인간의 위기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유전자 편집…다가올 미래는 과거의 여러 방법으로는 분명 감당하기 어렵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조차도 곧 인공지능에게 묻는 시대가 될 것이다. ‘기술이 당신에게 봉사하게 해야지 당신이 그것에 봉사하는...

❿ 디지털 디바이드, 선택과 필수
2016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의 한 장면을 기억한다.“난 연필 시대 사람이오. 그런 사람들 배려는 안 하나?”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항의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에 뜬 서류 내용을 채워 넣지 못하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도 없고, 자신이 받은 부당한 처분에 항의할 수도 없는 세상. 다니엘에게 동정심을...

❾ 편해지면 불안한 그대, 문화소비자
디지털 시대다. 정확하게 말하면, 디지털 중심으로 문명이 바뀌는 전환기다. 미래 전략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알면서도, 전문가들은 늘 ‘디지털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애매하게들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오고 있다’며 갈기는 엄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램 차란(Ram Charan)도 그의 책 『리싱킹 컴피티션 시프트』의 마지막에서 우리에게...




